당신이 보홀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

머무름 자체가 휴식이 되는 보홀 이야기 : 쉼, 바다, 사람, 놀이



보홀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얻어가는 휴식처다. 이곳의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바라보면 세상과 점점 멀어지는 나를 발견한다. 그리고 하나라도 더 보려 욕심냈던 지난 여행을 떠올린다. 여행 중 한 번이라도 제대로 쉬어본 적이 있었을까. 이번 여행은 바람에 몸을 맡기고 파란 하늘과 바다를 마주하며 내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자. 맑고 청연한 하늘, 별을 닮은 모래알, 너울거리는 파도, 따뜻한 바람에 기분 좋은 청량감을 느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단지 보홀이 주는 그대로를 느끼며 바쁘고 정신없던 일상에 진정한 휴식을 주는 것이다. 조금만 속도를 늦추고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삶의 주변을 음미하다 보면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이 쌓인다. 그러면 보홀은 답할 뿐이다. 서두르지 말고 느릿히 천천히 가도 좋다고.

바다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에서 10번째 크기인 보홀. 사실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은 보홀 본섬을 기준으로 남서쪽에 자그마한 섬, 팡라오 섬이다. 다시 팡라오 섬 남서쪽에는 발리카삭 섬이 마주 보고 있다. 이처럼 보홀의 모든 섬을 감싸는 바다는 막다른 곳이 아니라 다른 섬을 이어주는 통로기도 하다. 보홀 바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나는 보홀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푸른 바닷속에서 다양한 해양생물과 원시적 자연이 숨 쉬는 물길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런 물길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느낌과 새로운 세상을 선물했다. 바다를 알지 못했다면 평생 보지 못했을 풍경들과 행복이다. 그렇게 섬과 섬을 잇는 바다는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나를 만나게 해줬다. 나와 나를 잇는 보홀의 바다. 당신도 곧 물길 위에 새로운 나를 발견하길 바란다.

사람


보홀라노(Boholano). 보홀라노란 필리핀 보홀에 사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보홀의 지역민들을 말한다. 누군가 내게 ‘보홀 어때요?’라고 묻는다면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풍경도 단연 보홀라노다. 아름다운 노을 빛과 잔잔한 바다, 초록의 기운을 머금은 보홀의 풍경처럼 이곳 사람들의 모습은 순수하고 소박하다. 그들을 보고 있다 보면 늘 긍정적이고 욕심 없는 삶에 그동안의 나를 반성하게 된다. 늘 서두르고 바쁘게 지내온 우리와는 다르게 무엇이 풍요롭고 여유 있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당연하지만 잊고 있던 사실이다. 이렇듯 언제나 상냥한 마음과 웃음을 잃지 않는 보홀라노를 마주하면 이곳을 찾은 여행자에게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이다.

놀이


여러 사람이 모여 즐겁게 노는 일을 우리는 ‘놀이’라고 한다. 그동안 내가 보홀에 머물 수 있었던 이유도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새로운 놀이를 알려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프리다이빙으로 바다에서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이다. 새로운 놀이를 접하고 즐길 때 그들의 표정은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이 가득했고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들처럼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는 건 삶에서 가장 멋진 일이다. 나조차 다이빙과 서핑, 트레킹 같은 놀이를 여행하며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놀이를 배우는 순간은 나의 여행에서 가장 큰 추억이자 기쁨이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모두 삶의 여행이 계속되는 한 새로운 놀이를 찾을 것이다. 보홀에도 프리다이빙과 스탠드 업 패들(SUP), 짚라인, ATV 등과 같은 멋진 놀이들이 준비돼 있다. 어렸을 때처럼 세상의 모든 놀이를 겁내하지 말자. 작은 호기심에 시작된 놀이들은 우리의 경험이 되었고 삶이 되었다. 그때처럼 새로운 행위와 장소를 모험하며 일상에서 벗어났을 때 우린 진정으로 삶의 놀이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여럿이 모이지 않아도, 주체적으로 즐겁게할 수 있는 놀이가 있는 삶을 향해 탐험하는 것. 내가 보홀에서 그리고 당신이 지금, 더 잘 놀아야 할 이유다.